기독당, 한국 기독교의 후진적 정치수준 | 대한민국 새희망 백승원


8대 종단

기독당, 한국 기독교의 후진적 정치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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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4,358   21-03-1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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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당, 한국 기독교의 후진적 정치 수준

무소불위(無所不爲), 그러나 함량 미달의 정치

요즘은 남녀노소 누구를 만나도 "정치에 관심 없다"는 말이 자신의 도덕성을 표현하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정치적 무관심이 심하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역설적으로 우리 시대야말로 정치 과잉 시대다.

단지 누가 대통령 되고 국회의원이 되었는가, 어느 당이 집권당이 되었는가 하는 정권 쟁탈 삼국지 수준의 관심사를 넘어 보자. 우리 아들의 군 복무 기간은 얼마나 될까, 우리 학교 등록금은 왜 내리지 못하는가, 우리 동네 영세민 지원 기금 신청은 왜 갈수록 어려워지는데도 그다지 시급하지 않은 보도블록은 왜 그렇게 자주 교체하는가? 이런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 관심사들이 사실 정치가 개입하는 영역들이다.

문제는 정치가 이토록 일반인들의 평범한 일상사조차 일일이 규정하는 매우 중요한 영역인데도, 대다수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몇몇 소수의 정치 귀족들이 독점하고 우리 삶의 생사여탈(生死與奪)권을 좌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아는 정치 귀족들은 많은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으면서도, 정치를 통한 무소불위의 권위를 향해 목숨을 걸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정치를 통한 한 방'을 기대하는 사람(집단)들 중 상당수가 준비 부족과 함량 미달이 많다는 점이다. 슬프지만 그중에 기독교를 표방하는 정당들이 한몫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독교 정당의 역사는 해방 후 조만식의 조선민주당으로부터 시작되었으나, 이후 명맥이 끊겼다가 최근에 다시 재개되었다. 1997년에는 한사랑선교회 김한식 목사가 바른정치연합의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나 4만여 표 얻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2004년에는 한국기독당이 창당되어 그해 17대 총선에 참여해 당선자는 내지 못하고, 정당 득표도 1%에 불과해 정당 등록이 취소되었다. 다시 지난 2008년 1월에는 전광훈 목사 등이 이끄는 사랑실천당이 창당되었고, 2월에는 기독민주복지당과 합당하여 다시 기독사랑실천당(기독당)으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기독교적 정치란 도대체 무엇인가?

과연 무엇이 기독교적 정치인지 생각해 보자. 우선, 그것은 기독교인들이 하는 정치인가? 대한민국 60여 년 헌정사에 장로 대통령이 무려 3명, 현 18대 국회의원(299명) 중 기독교인 비율(118명)이 무려 40%에 육박하는데, 이 기독교인 정치인들이 행한 정치가 과연 기독교적 정치인가? 아니다. 그러면 기독교적 정치란 교회(기독교) 입장을 대변하는 정치인가? 그러나 우리는 교회 설립에 특혜를 주고, 선교(전도) 활동에 편의를 봐주고, 기독교인들의 편의를 봐주는 것을 기독교 정치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과연 기독교 정치란 무엇인가? 나는 하나님이 세상에서 정치를 통해 이루기 원하시는 뜻을 구현해 가는 것을 기독교 정치라고 정의한다면, 그것은 곧 사회 정의, 약자 보호, 인권과 자유 증진 등 사회 공공 과제의 실현이라고 말하겠다. 그건 일반적인 정치의 목적과 너무 똑같지 않는가? 그렇다. 정치를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것이 정치의 목표라면 하나님의 뜻도 이와 다를 것이 없지 않은가? 굳이 차별성이 있다면 믿는 자들은 하나님나라를 믿기에 의도가 더 순수해야 하고, 아무리 목적이 좋아도 거짓과 폭력을 통해 이루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가만히 앉아 따져 보면 기독교 정치란 결국 '하나님의 선의를 담은 사회 공공성 실현'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의 현장에서 그것은 십중팔구 '많은 기독교인들의 당선'이나 '정치를 통해 교회의 현실적인 이해를 대변해 주는 것'으로 이해된다.

기독교적이지도, 정당답지도 않은 정당

그런 면에서 기독당을 살펴보자. 우선, 기독당이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에 대해 살펴보자. 기독당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한국에서의 기독교 정당의 가능성'이라는 글이 있다.

"…한국의 기독교는 한계에 부딪쳐 있다. …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대중 매체의 영향으로 급속히 세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영국의 경우처럼 인간 중심적이고 육적인 사상과 문화에 교회가 대응하지 못한다면 한국교회도 세속화를 막기 어려울 것이다. … 이대로 내버려 둘 것인가? 교회는 더 이상 방어 차원에만 머무를 수 없다. 그러므로 정치가 필요하다. … 정치를 통해서도 하나님나라가 확장될 수 있다."

요약하면 기독교의 침체는 교회의 세속화 때문이고, 그걸 막기 위해서도 가장 큰 사회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정치권력을 획득해야 한다는 말이다. 결국 위 구분으로 보면 '기독교 영향력 확대'를 위해, '기독교인들의 정당'을 찍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점은 기독당이 내세운 6대 강령 중 그 첫 번째가 '신본주의와 신정 국가를 지향하는 정당'이라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의 득표 전략은 매우 단순하다. 종교성(기독교)을 드러낼수록 타 종교인들에게 비난받겠지만, 그래도 유난히 종교적 결집력이 강한 기독교인들 중 일부만 기독당을 찍어도 충분히 당선자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 2008년 1월 24일에 있었던 기독사랑실천당 발기인 대회에는 얼굴이 많이 알려진 목회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전광훈 목사(오른쪽에서 셋째)와 최수환 기독민주복지당 대표(오른쪽에서 넷째)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정당 투표가 가능한 2008년 총선에서 기독당은 그러한 비례 대표 의원이 당선되기를 기대하며 '우리의 결의'라는 글을 통해 이렇게 입장을 밝힌다.

 

"이 운동은 전 민족 상대의 입체적 선교 전략이며 민족 복음화 운동이다. 권력은 표에서 나온다. … 크리스천 인구가 수도권에서는 37%, 전국적으로는 25%라고 한다. 기도하고 한 표씩 모아 깨끗하고 강력한 하나님이 쓰시는 정치 도구를 만들자. … 뿐만 아니라 1인 2표제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 정당을 투표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크리스천의 힘을 모으면 큰 성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호소만으로도 열기가 일어나지 않자 선거 막판에는 통일교 계열의 '평화통일가정당'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기독당을 찍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것만 봐도 기독당은 정치 정당이라고 보기보다는 정당의 외피를 쓴 근본주의적 종교 단체이거나 이단 대책 위원회라고 보는 게 옳다.

둘째, 기독당의 주요 인사들만 살펴봐도 기독당의 후진성을 알 수 있다. 2008년 공동대표로 선출된 전광훈 목사는 여러 차례 여과되지 않은 종교 편향성 발언으로 교회에 크게 먹칠한 일로 유명하다.

"대선은 할 것 없어. 올해 12월 대선은 무조건 이명박이 하는 거니까, 장로님이니까. 만약에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 버릴 거야. 생명책에서 지움을 안 당하려면 무조건 이명박 찍어. 알았지?" (2007년 4월 18일 청교도영성수련회 집회에서)

TV 부흥사로도 유명한 장경동 목사 역시 2008년 총선을 앞두고 기독당 대표 물망에 올랐던 인물로 기독당 인사답게 불교 폄하 발언으로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켰다. 2008년 기독당이 확정한 국회의원 후보자 명단을 살펴보면 정치인으로서의 꾸준한 이력을 쌓아 온 인물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비례 대표 후보자: 김길자, 김명규, 최수환, 이정재, 유충진, 민승, 박은식, 김효정, 윤재희, 최숙자 / 지역구 후보자: 서울 금천구 김당수, 서울 동작구을 나용집, 충남 당진군 고영석)

물론 2008년 11월 공동대표로 선출된 최수환 전 의원 같은 경우는 80년대 초 11대 국회의원으로 민추협에도 참여했던 정치인이지만, 그 이후 뚜렷한 정치 경력을 찾아볼 수 없다. 더구나 올해 2월 4일에는 불법 시비를 낳으며 민승 목사가 당 대표로 선출되었는데, 기존의 최수환 장로, 전광훈 목사와의 사이에 정통성 논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기독당은 참여하는 주요 인사들의 면면만 살펴봐도 정치에 대한 이해나 경력, 인간적 성숙도와 행적이 신뢰하기 어렵다. 홈페이지 게시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독당의 시간표는 아직도 2008년에 멈춰 있다. 왜냐하면 기독당은 정치 자체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출발한 책임 정당이 아니라, 선거 때만 되면 기독교인들의 '묻지마식 투표 성향'에 기대 한 석쯤 건져 볼까 하여 만들어진 이해 집단이기 때문이다. 기독당이 참된 기독교 정당이 되려면 정치권력에 대한 욕심만 가득 찬 목사들은 다 빠지고, 하나님나라에 대한 열정과 정치력을 함께 갖춘 참신한 일꾼을 지금부터 양성하는 것이 더 빠른 길이 될 것이다.

구교형 / 성서한국 사무총장·찾는이광명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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